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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자

글쓴이 : 이명동 날짜 : 2016-01-12 (화) 14:10 조회 : 876


손자와 첫 대면은 얼떨떨했다
어린 생명 앞에서
나는 더 어린사람이 되어버렸다

아들을 낳았을 때는
산모 방에 안경을 두고 나왔는데
손자를 낳았을 때는
온몸을 두고 나온 것 같았다
정신차리지 못하는걸 보면
분명 그런 것 같다

며느리의 수고를 기억하며
아들 손에
손자가 태어난 날의 신문을 주면서
미안한 마음이 있었다
불의하고 어지러운 세상을
손자에게 감당하라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

아직 태열도 채 가시지 않은 얼굴에서
신문의 기사를 바꾸어놓을 소망을 가졌다면
내가 너무 갈급한 탓일까? 

오늘,
손자의 첫돌을 맞으며
일 년 전 가졌던 그 소망을 다시 품는다
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손자에게
그런 소망을 갖는 것을 미안해하기에는
나는 의와 평화에 너무 갈급해있다 
 
2016년 1월 8일
서진이의 첫돌을 맞아
햇빛마을 할아버지